전용서체 연대기 · 7편
현대카드 유앤아이 20년: 전용서체가 브랜드 자산이 되는 법
현대카드는 2003년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전용서체 유앤아이를 내놓고, 본문용 보완과 가변서체 전환을 거쳐 2024년 20년사를 책으로 묶었다. 카드 플레이트 비율이라는 하나의 모티브를 20년 지킨 결과를 기사로 확인한다.
현대카드 전용서체 유앤아이(Youandi)는 2003년에 나온 국내 첫 기업 전용서체로, 신용카드 플레이트의 비율을 글자에 담았다. 이후 본문용 서체를 더한 유앤아이모던, 굵기·기울기·너비를 조절할 수 있는 가변서체 유앤아이뉴로 이어졌고, 2024년에는 20여 년의 변천을 담은 아카이빙북 『Our Typeface』가 나왔다. 회사 이름을 쓰지 않아도 서체만으로 현대카드임을 알아보게 됐다는 것이 언론의 평가다(주간경향, 2024-08-28). 전용서체가 브랜드 자산이 되기까지 어떤 선택이 있었는지 기사에 남은 기록으로 따라가 본다.
유앤아이는 왜 만들어졌나?
현대카드는 후발 신용카드사였다. 광고와 CI에 일관되게 쓸 수 있는 자기만의 글자가 필요했고, 2003년 신용카드 플레이트 모양을 소재로 한 전용서체 유앤아이를 내놓았다(주간경향, 2024-08-28). 한국경제 매거진은 이 서체가 "국내 최초의 기업 전용서체"이며, 이후 네이버 나눔서체, 배달의민족 한나체, 아모레퍼시픽 아리따체 같은 기업 서체 개발 붐의 시초로 평가받는다고 전했다(한경 매거진, 2024-08-28). 이름의 뜻은 단순하다. 고객(YOU)과 현대카드(I)를 잇는 소통 도구라는 의미다(메트로신문, 2015-10-11).
개발 연도는 매체에 따라 조금 다르게 적힌다. 2024년 아카이빙북 관련 기사들은 2003년으로, 2015년 메트로신문과 2017년 한국경제 매거진은 2004년으로 썼다. 현대카드가 펴낸 책과 디자인 전문지가 2003년을 기준으로 삼고 있으므로 이 글도 2003년을 따른다.
카드 비율 1.6:1은 어디에 들어갔나?
유앤아이의 핵심은 모티브가 하나라는 점이다. 메트로신문은 "서체 모든 글자에 현대카드의 물리적인 형태와 각도, 비율(1.6:1)을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메트로신문, 2015-10-11). 2017년 한국경제 매거진도 같은 비율을 언급했다. 월간 디자인은 이 비율을 1:1.58로 적고, 2024년 아카이빙북의 판형·그리드·레이아웃·이미지 비례에까지 같은 비율이 적용됐다고 썼다(월간 디자인, 2024-09-26). 신용카드 플레이트의 가로세로 비례가 글자의 네모꼴이 되고, 그 네모꼴이 책의 판형이 된 셈이다.
제목용에서 본문용까지, 왜 8년이 걸렸나?
2003년의 유앤아이는 주로 제목용과 영문 위주였다(한경 매거진, 2024-08-28). 2021년 유앤아이뉴 출시 기사에 따르면 2004년에는 산돌과 함께 국문 서체 2종을 추가 개발했다(디아이투데이, 2021-12-15). 그다음 단계가 본문용이다. 메트로신문은 최초 개발 뒤 약 8년간 보완을 거쳐 2012년에 제목뿐 아니라 본문에서도 쓸 수 있도록 완성됐다고 전했다(메트로신문, 2015-10-11). 한국경제 매거진 역시 2012년 유앤아이모던이 기존 형태를 보완하고 영문과 한글 본문용 서체를 더해 가독성과 사용성을 높였다고 썼다(한경 매거진, 2024-08-28).
유앤아이모던의 공개 연도는 2012년(한경 매거진, 메트로신문)과 2013년(디자인컴퍼스, 디아이투데이)으로 갈린다. 디아이투데이는 이 작업을 폰트릭스와 협업했다고 적었다. 제목용 서체 하나로 브랜드를 알린 뒤, 문서와 화면의 긴 글까지 같은 목소리로 쓰기 위해 10년 가까이를 들인 것이다. 전용서체가 "로고의 연장"에서 "회사의 말씨"로 바뀌는 데 걸린 시간이라고 볼 수 있다.
유앤아이뉴는 무엇이 달라졌나?
2021년 12월 현대카드는 14개월의 리뉴얼을 거친 유앤아이뉴를 내놓았다. 기존 정적 서체와 달리 굵기·기울기·너비를 사용자가 직접 조절할 수 있는 가변서체(variable font)로, 용량은 정적 서체의 약 10분의 1 수준이라고 소개됐다(디아이투데이, 2021-12-15). 같은 기사가 전한 구성은 다음과 같다.
- 제목·본문용 서체 5종과 가변서체 1종
- 영문은 기존 5종에 이탤릭·컨덴스드·익스팬디드를 더해 23종으로 확대(디자인컴퍼스는 22종으로 적음)
- 국문은 5종에서 12종으로 확대
- 표현 가능 글자 수는 6만 790자에서 12만 5,360자로 두 배 이상
디자인컴퍼스는 영문 리뉴얼은 현대카드 디자인랩이 맡고, 한글은 윤디자인과 협업해 다듬어 "최초의 가변형 기업 전용서체"가 됐다고 썼다(디자인컴퍼스, 2024-08-27). 안성민 현대카드 디자인랩 상무는 기존에는 라이트·레귤러·볼드 정도로 활용 폭이 제한됐지만 가변서체 덕분에 디자인 확장성이 "무한대로 확대됐다"고 말했다(디아이투데이, 2021-12-15). 앱과 웹에서 글자가 주로 소비되는 시대에 맞춰 서체의 형식 자체를 바꾼 것이다.
서체만으로 회사를 알아보게 된 순간들
일관성이 쌓이면 서체가 로고를 대신한다. 한국경제 매거진은 2014년 현대카드가 'MADONNA'라는 문구만으로 슈퍼콘서트를 알리는 캠페인을 펼쳤고, 로고 없이도 서체만으로 회사를 떠올리게 했다고 전했다(한경 매거진, 2017-02-15). 2022년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고요의 바다〉에는 유앤아이의 외부 사용이 허락됐는데, 작품에 현대카드가 등장하지 않았는데도 많은 시청자가 서체를 알아봤다(주간경향, 2024-08-28).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임직원의 높은 민도가 뒷받침되었기에 유앤아이가 강력한 브랜드 자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월간 디자인, 2024-09-26). 서체를 만드는 일보다 20년 동안 모든 접점에서 같은 서체를 쓰는 일이 더 어렵고, 그 일을 해낸 것은 디자인 부서가 아니라 조직 전체였다는 뜻으로 읽힌다.
『Our Typeface』는 무엇을 담았나?
2024년 8월 20일 현대카드는 유앤아이의 20여 년을 정리한 아카이빙북 『Our Typeface(아워 타입페이스)』를 펴냈다(한경 매거진, 2024-08-28). 책은 세 부분으로 나뉜다.
- Three Eras: 유앤아이·유앤아이모던·유앤아이뉴 세 시기의 견본집
- Thoughts: 기업 서체에 관한 전문가들의 생각
- Expressions: 카드, 캠페인, 제품, 공간, 문화 프로젝트에 유앤아이가 적용된 사례
기획은 전은경 전 월간 디자인 편집장이 맡았고, 전문가 11명의 글과 현대카드 구성원의 목소리가 실렸다(월간 디자인, 2024-09-26). 디자인 뮤지엄 관장 데얀 수직은 서문에서 서체라는 뜻의 '타입페이스'라는 말 자체에서 개성과 캐릭터를 읽어낼 수 있다고 썼고, 안상수는 인터뷰에서 기업을 인격체로 볼 때 전용서체는 그 기업의 말씨를 이미지로 형상화한 것이라고 정의했다(한경 매거진, 2024-08-28). 같은 이름의 전시가 서울 가회동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에서 10월 13일까지 열렸다(디자인컴퍼스, 2024-08-27).
서체 견본집은 흔하지만 한 서체의 여정을 책으로 묶은 것은 처음이라는 것이 현대카드 디자인랩의 설명이다(월간 디자인, 2024-09-26). 유앤아이의 20년은 하나의 모티브(카드 비율)를 정하고, 쓰임을 넓히고(본문용), 형식을 갱신하고(가변서체), 기록으로 남기는(아카이빙북) 네 단계로 요약된다. 전용서체를 만들려는 조직이 참고할 순서이기도 하다.
관련 글: 「배달의민족 한나체: 폰트가 마케팅이 된 사례」, 「기업 서체의 확산: 삼성·카카오·토스·넥슨 사례」
자주 묻는 질문
현대카드 유앤아이 서체는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나?
이 글에서 확인한 기사들은 유앤아이의 일반 공개나 무료 배포를 다루지 않는다. 넷플릭스 〈고요의 바다〉 사례처럼 외부 사용은 현대카드의 허락을 받아 이뤄졌다고 보도됐다. 사용을 원한다면 현대카드에 직접 문의하는 것이 안전하다.
유앤아이뉴의 가변서체는 무엇이 다른가?
하나의 폰트 파일 안에서 굵기·기울기·너비를 연속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형식이다. 2021년 출시 기사에 따르면 용량은 정적 서체의 약 10분의 1이고, 국내 기업 서체 가운데 처음으로 가변서체를 채택했다고 소개됐다.
유앤아이모던은 2012년인가, 2013년인가?
매체마다 다르다. 한국경제 매거진과 메트로신문은 2012년으로, 디자인컴퍼스와 디아이투데이는 2013년으로 적었다. 메트로신문은 본문용 완성 시점을 2012년으로 썼으므로, 완성과 공개 시점이 해를 넘겨 갈렸을 가능성이 있다.
참고 자료
- 「현대카드 디자인의 저력, 전용 서체 '유앤아이' 20년사 담은 아카이빙북 펴내」, 한경 매거진, 2024-08-28. https://magazine.hankyung.com/business/article/202408281727b
- 「현대카드 '아워 타임페이스' 발간···서체 '유앤아이'의 변화 기록」, 주간경향, 2024-08-28. https://weekly.khan.co.kr/article/202408281049001
- 「Our Typeface: 현대카드 서체 유앤아이의 20년 역사」, 디자인컴퍼스, 2024-08-27. https://designcompass.org/2024/08/27/our-typeface/
- 「현대카드 〈Our Typeface〉」, 월간 디자인, 2024-09-26. https://design.co.kr/article/33938/
- 「[Global Korea] 한글 서체 무료 배포, 한글 문화 발전에 기여」, 메트로신문, 2015-10-11. https://www.metroseoul.co.kr/article/2015101100015
- 「폰트로 기업브랜딩 시대를 연 현대카드, 유앤아이뉴 가변서체 출시」, 디아이투데이, 2021-12-15. https://ditoday.com/?p=55936
- 「글자만 봐도 '아~그 회사', 서체 개발 열풍」, 한경 매거진, 2017-02-15. https://magazine.hankyung.com/business/article/201702148179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