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서체 연대기 · 12편

지자체 전용서체는 어떻게 만들어지나: 발주부터 배포까지

지자체 서체는 나라장터 발주로 시작해 글자 수·종수를 정한 과업, 8~9개월의 개발, 시민 공모와 선호도 조사, 저작권 등록, 홈페이지·공공누리 배포로 이어진다. 영덕군과 부산시, 공군 사례로 각 단계를 확인한다.

지자체 전용서체는 대개 여덟 단계를 거친다. 나라장터에 용역을 공고해 업체를 고르고, 과업지시서에 서체 종수와 글자 수, 납품 형식을 적고, 8~9개월쯤 개발하면서 시민 공모나 선호도 조사를 끼워 넣고, 최종보고회 뒤 저작권을 등록하고, 홈페이지와 공공누리로 배포한 다음, 공문서와 안내사인에 적용해 퍼뜨린다. 영덕군은 2022년 7월 착수해 2023년 3월 최종보고회를 열었고, 부산시는 시민 11,352명의 선호도 조사를 거쳐 2026년 10월 부산단디체 7종을 내놓았다. 이 글은 확인된 사례만으로 각 단계를 따라간다.

발주는 어디서 어떻게 시작되나?

출발점은 나라장터 공고다. 지자체와 공공기관의 서체 개발은 용역 계약으로 발주되고, 계약 상대와 금액이 공개된다. 폰트룩업 나라장터 집계(2026-10-27)에 잡힌 금액을 보면 규모의 폭이 넓다. 국립공원 디지털 서체(2025년 4월, 티랩)는 1,800만 원, 전남교육청 전용서체(2023년 8월, 헤움디자인)는 3,960만 원, 도로교통공단 CI 및 전용서체(2024년 4월, 매스씨앤지)는 1억 3,600만 원,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의 본문용 전용서체 개발(2026년 5월, 투게더그룹)은 1억 2,800만 원이었다. 손글씨 1종과 본문용 패밀리의 차이가 금액에 그대로 드러난다.

같은 업체가 여러 기관의 서체를 잇달아 맡는 일도 흔하다. 투게더그룹은 영덕군(2022년 착수)과 공군(2022년 1월 공개) 서체를 만들었고, KERIS의 2025년 안심폰트 보급과 전용서체 개발도 맡았다(메트로신문, 2023-03-23; 파이낸셜뉴스, 2022-01-10; 폰트룩업 나라장터 집계, 2026-10-27). 윤디자인은 2017년 전자출판용 서체(순바탕)와 2022년 KERIS 안심폰트, 2026년 부산단디체를 맡았다. 발주 기관 입장에서는 공공 서체를 납품한 실적이 있는 업체가 안전한 선택이 된다.

과업 범위에는 무엇이 적히나?

과업의 핵심은 종수와 글자 수다. 글자 수는 보통 두 기준 가운데 하나를 고른다. 2,350자는 KS 완성형에 들어 있는 한글 음절 수이고, 11,172자는 현대 한글로 조합 가능한 음절 전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11년 전자출판용 서체를 만들 때 든 이유가 그 차이를 설명한다. 당시 전자책이 2,350자 기본 세트를 쓰느라 일부 글자가 제대로 표시되지 않았고, 그래서 유니코드 기준 한글 11,172자를 포함한 17,140자로 만들었다(문화체육관광부, 2011-12-22).

사례를 보면 기준이 갈린다. 영주풍기인삼체는 한글 2,350자, 라틴 문자 95자, KS 심볼 985자로 1종이다(메트로신문, 2023-08-08). 영덕 바다체는 한글 2,780자, 라틴 95자, 부호 985자(산돌구름 영덕 바다체 페이지), 공군의 바른공군체·강한공군체는 한글 2,780자, 영문 95자, 특수문자 737자다(파이낸셜뉴스, 2022-01-10). 부산단디체는 현대 한글 11,172자를 모두 지원하고 라틴 확장 813자를 넣어 130여 개국 표기가 가능하다(디지털인사이트, 2026-10-14). 2,350자 서체는 제목과 홍보물에 충분하지만 이름이나 신조어의 드문 글자가 빠질 수 있고, 11,172자 서체는 본문과 공문서까지 감당한다.

종수도 목적에 따라 정해진다. 영덕군은 대게·해파랑·블루로드 모티브의 3종에 손글씨 공모 당선작 1종을 더해 4종을 만들었고(메트로신문, 2023-03-23), 공군은 본문용과 제목용 2서체를 각각 중간 굵기와 두꺼운 굵기로 만들었다(파이낸셜뉴스, 2022-01-10). 부산단디체는 같은 골격을 공유하는 고딕 3종과 명조 3종에 손글씨 1종을 더한 7종이다(디지털인사이트, 2026-10-14). 납품 형식은 OTF와 TTF가 기본이며, 산돌구름에 올라온 영덕 바다체는 Windows용과 Mac용 TTF, OTF로 제공된다. 공군은 서체 파일과 함께 사용 매뉴얼을 배포했다.

개발에는 얼마나 걸리나?

확인된 두 사례는 8~9개월이다. 영덕군은 2022년 7월 투게더그룹에 용역을 맡겨 개발에 착수했고, 2023년 3월 21일 최종보고회를 열었다(메트로신문, 2023-03-23). 공군은 같은 업체와 약 9개월 협업해 2022년 1월 서체를 공개했다(파이낸셜뉴스, 2022-01-10). 부산시는 2026년 1월 22일부터 28일까지 시민·공무원 선호도 조사를 하고, 3월 시민 서체 공모전을 거쳐, 10월 11일 배포를 시작했다(부산광역시, 2026-01-22; 부산광역시, 2026-10-11). 조사 설계부터 배포까지 약 9개월이 걸린 셈이다.

이 기간 안에 디자인 시안, 2,350자 또는 11,172자 전체 글립 제작, 굵기별 파생, 힌팅과 테스트, 매뉴얼 제작이 들어간다. 한글 11,172자를 굵기마다 그려야 하는 본문용 패밀리가 손글씨 1종보다 오래 걸리는 것은 당연하다.

시민은 어떻게 참여하나?

지자체 서체의 특징은 시민 참여 단계가 있다는 점이다. 방식은 둘이다. 하나는 손글씨 공모다. 영덕군은 영덕손글씨공모전 금상작을 바탕으로 영덕 바다체를 만들었고(메트로신문, 2023-03-23), 부산시는 2026년 3월 '부산, 글자로 미래를 짓다'를 주제로 시민 서체 공모전을 열어 대상작의 필기 습관과 획 흐름을 분석해 손글씨체를 디지털 서체로 만들었다(디지털인사이트, 2026-10-14). 다른 하나는 선호도 조사다. 부산시는 디자인도시정책담당관 주관으로 2026년 1월 22일부터 28일까지 온라인(SNS·QR코드)과 오프라인(부산브랜드숍, 부산도서관 방문객) 조사를 했고(부산광역시, 2026-01-22), 본문용 서체 개발에 시민 11,352명이 참여했다(디지털인사이트, 2026-10-14).

공모와 조사는 서체의 완성도보다 소유감을 만든다. 시민이 고른 서체라는 서사는 이후 공공디자인과 시민 일상으로 활용을 넓히겠다는 계획(부산광역시, 2026-10-11)의 근거가 된다.

저작권 등록과 배포는 어떤 순서인가?

최종보고회가 끝나면 저작권 등록이 먼저다. 영덕군은 개발된 서체를 저작권 등록한 뒤 군 홈페이지를 통해 무료 배포하고, 누구나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공공누리에 탑재하겠다고 밝혔다(메트로신문, 2023-03-23). 영주시는 2023년 8월 영주풍기인삼체를 시 홈페이지와 공공누리 사이트에서 배포하면서, 상업적 이용은 허용하고 글꼴 판매와 모양 변형은 금지했다(메트로신문, 2023-08-08). 부산시는 누리집 서체 페이지에서 부산단디고딕·부산단디명조·부산단디손글씨와 서체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윤디자인의 폰트 플랫폼에서도 내려받게 했다(디지털인사이트, 2026-10-14).

배포 조건은 유형 이름으로 적힌다. 부산시 보도자료는 공공누리 제4유형(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을 표기했다(부산광역시, 2026-10-11). 영덕 바다체는 산돌구름 페이지 기준으로 상업적 이용은 가능하지만 BI/CI 용도는 금지되고 임베딩은 조건부다. 같은 시기 같은 업체가 만든 서체라도 기관이 정하는 조건은 다를 수 있으니, 배포 페이지의 조건 문구가 과업의 마지막 산출물인 셈이다.

만든 서체는 어떻게 퍼뜨리나?

배포가 끝이 아니다. 영덕군은 문서, 책자, 도시경관 등 실생활에 쓰이도록 홍보 방안을 마련하고 서체를 활용한 사업을 연계하겠다고 했다(메트로신문, 2023-03-23). 부산시는 보고서 양식, 표창장, 안내사인, 현수막, 축제 포스터, 유튜브 자막 등 적용 예시를 담은 활용 매뉴얼을 배포하고 온·오프라인 매체 전반에 적용할 계획이다(디지털인사이트, 2026-10-14). 공군은 공군 1호기를 포함한 임무 항공기의 국적표기 도장과 홍보물에 전용서체를 쓰기로 했다(파이낸셜뉴스, 2022-01-10).

서체를 새로 만들지 않고 지정만 하는 지자체도 있다. 공주시 도시브랜드 누리집은 국문·한문 지정서체로 나눔바른고딕 4굵기를 안내하고, 시의 여러 매체에 글자를 넣을 때 이 서체를 쓰도록 권고한다(공주시 브랜드 누리집). 전용서체 개발이 억 단위 예산과 아홉 달을 요구하는 만큼, 기존 무료 서체를 지정해 일관성을 확보하는 것도 한 선택지다.

관련 글: 「본문용·다국어로 간 2세대: 부산단디체와 서울알림체(2024~2026)」, 「공공기관 전용서체: 학교 안심폰트·공군 서체·국립공원 서체」, 「폰트 저작권 분쟁에서 공공누리까지: 전용서체가 답이 된 이유」

자주 묻는 질문

지자체 서체 개발에는 얼마나 걸리나?

영덕군은 2022년 7월 착수해 2023년 3월 최종보고회를 열었고(메트로신문, 2023-03-23), 공군은 약 9개월 만에 서체를 공개했다(파이낸셜뉴스, 2022-01-10). 부산시도 2026년 1월 선호도 조사에서 10월 배포까지 약 9개월이 걸렸다. 종수와 글자 수가 많을수록 길어진다.

2,350자와 11,172자 가운데 무엇을 골라야 하나?

2,350자는 KS 완성형 한글 음절 수로 제목·홍보물에는 충분하지만 드문 글자가 빠질 수 있다. 11,172자는 현대 한글 전체로 본문과 공문서까지 쓸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11년 전자출판용 서체를 만들 때 2,350자 세트의 표시 문제를 이유로 11,172자를 택했고(문화체육관광부, 2011-12-22), 부산단디체도 11,172자를 모두 지원한다.

시민 공모로 뽑은 손글씨가 그대로 폰트가 되나?

그대로는 아니다. 부산시는 공모전 대상작의 필기 습관과 획 흐름을 분석해 디지털 서체로 만들었고(디지털인사이트, 2026-10-14), 영덕군은 손글씨공모전 금상작을 바탕으로 영덕 바다체를 제작했다(메트로신문, 2023-03-23). 당선작은 원형이고, 수천 자를 채우는 작업은 전문 업체가 한다.

전용서체 개발 문의 전용서체란 무엇인가 지자체 전용서체 현황

참고 자료

  1. 「영덕군, 전용서체 개발 용역 최종보고회」, 메트로신문, 2023-03-23. https://www.metroseoul.co.kr/article/20230323500354
  2. 「영덕 바다체」, 산돌구름, 2023. https://www.sandollcloud.com/font/18448/Yeongdeok-Sea
  3. 「부산시, 시민·공무원 참여로 도시브랜드 전용서체 만든다!」, 부산광역시, 2026-01-22. https://www.busan.go.kr/nbtnewsBU/1715917
  4. 「부산시, 도시브랜드 전용서체 '부산단디체' 무료 배포」, 부산광역시, 2026-10-11. https://www.busan.go.kr/nbtnewsBU/1758648
  5. 「부산시, 지자체 최초 130개국 다국어 도시서체 '부산단디체' 도입」, 디지털인사이트, 2026-10-14. https://ditoday.com/?p=154835
  6. 「공군, 전용 서체 2종 개발… 일반에 무료 배포」, 파이낸셜뉴스(뉴스1), 2022-01-10. https://www.fnnews.com/news/202201100946503609
  7. 「영주시, 전용서체 '영주풍기인삼체' 무료 배포」, 메트로신문, 2023-08-08. https://www.metroseoul.co.kr/article/20230808500078
  8. 「문화부, 전자 출판용 서체 개발 보급」, 문화체육관광부, 2011-12-22. https://www.mcst.go.kr/site/s_notice/press/pressView.jsp?pSeq=11850
  9. 「국문/한문 지정서체」, 공주시 도시브랜드 누리집. https://www.gongju.go.kr/brand/sub01_02_11.do
  10. 폰트룩업 나라장터 집계, 2026-10-27.